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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풀기.

백치의 눈물

백치의 눈물

글/김봉숙

바보같은 백치는 자꾸 눈물이 난다

무미건조한 마음에 샘이솟는 것일까?

무엇일까?

이유없이 흐르는 이 눈물은.

잦아드는 마른눈물 쥐어짜듯

간헐적으로 뚝뚝 떨어지는

낙숫물을 나도모르게 헤아리는

똑~똑~똑 반복이 평온하다.

몽환으로 응시하는

앞산 마루 깊은골에 갖혀우는 안개

뒤엉킨 짙은 운무에 휩싸여

산과 하늘이 하나가 되었다.

순간 안개가 되고싶었다

빈틈 곳곳 소리없이 스며들기도

사라지기도 하는

오리무중 안개가.

눈물이 흐른다

안개기둥 뒤에 숨어우는

백치인 내가 바보같이 울고있다.

비가 쉼없이 내린다

이슬비가 마른가슴을 축인다

가해지는 거센 관념의 빗줄기는

마음을 흠뻑 적신다.

옷이 젖고 육신이 젖고

보여지는 빈껍데기 젖은들

볕들지 않는 침침한 내 속은

언제쯤 마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