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사랑을 말하고싶다
김봉숙
봄에 꽃이피듯
새순이 움트듯
살아있음을 꿈꾸듯
가슴두근거리는 사랑이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상기된 두볼
빨간 설렘과 기다림으로
요동치는 맥박 빠른 피돌기로 숨가쁜 심장
물오르는 나무처럼 샘솟는 사랑이 피어나면 좋겠다
오래된 낡은 공장의 녹슨기계처럼
닳고 마모되고
잔고장 덜컹거리며 가끔씩 멈춰버려도
숙지[熟知]된 만연으로 뛰어도 더이상 놀라지 않는가슴
퇴행성 관절염처럼 절뚝거리며
주저앉아버린 아픔에도
그깟 고통쯤으로 여기며
흘러가는 강물처럼 세월탓으로 돌리며 나를 위로하겠지
춘래불이춘(春來不以春)
봄이와도 봄같지않은 내생의 봄
죽은 고목은 말라비틀어져 꽃이피길 기대하는 환상
골동품처럼 간직된 심장은 낡은 전유물처럼 멈춰있고
허름한 시간은 고물처럼 흘러간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동토의 제국에 갖힌
주검이 간직된 미이라의 형상과마음
메마르고 무미건조한 겨울바람에 맞서
애써 마음은 청춘이라 위로해 본다.
봄이 온다
살아 움직이는 교태스런 몸짓으로
일어서라 부추기며 유혹의 눈빛 어루만짐으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처럼
봄과같은 사랑이 다시한번 내게 찿아왔으면 좋겠다
이봄,
사랑을 말하고싶다.
♬배경음악:Return to Love / Kevin K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