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려본적 있나요?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김봉숙
운전대를 잡은지 어언 십수년이 흘러 왠만한 그 어느곳이든 자가운전이 늘상의 이동수단이고보니,대중교통을 이용할일이 부득이한 그 어떤경우가 있기전에는 거의 없는편이다.이런 연유로,어쩌다 한번 타는 버스를 기다려 본적이 있던가? 금방 오지않는 지루한 시간이 잠깐천리 먼길처럼 멀게만 느껴지는한적한 소읍내의 시골 버스를?
코끝이 시린 차가운 날 바람막이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언제 올런지 혹은 방금 지나가 버린 버스를 씽씽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차량들의 횡한 칼바람이 몸한곳을 도려내듯 내리치며 찌르고 달아난다.
정확한 시간대에 자로잰듯 정시 도착하지 못하고 정해놓은 임의시간 전후 시간을 감안하여,좀더 많은 시간을 감내하며 끈기있는 인내의 한계를 발휘해야 한다는 사실을.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던 설레임의 심장은 오래전에 멈춰섰고 이젠 투덜거리는 푸념과 자신의 초라한 낡은 시간을 덤핑처리 하듯 서둘러 끌어안고 데려가줄길 기다리는 보잘것 없는 내가 신경질적인 앙칼짐으로 길위에 서있다.
무작정 무한정 뿌려지는 기다림도 설레임이 였을 젊은날의 미소짓던 여유,길위에서의 막연한 기다림 조차도 기쁨이고 내일을 기약하는 다시올 시간들의 예고편으로 늘 즐거운 기다림 이였었건만, 더디 오는 차를 기다리는것은 언제나 막연한 기쁨이였음을 기억한다.
웬만한 근거리는 웬만하면 자가용이란 이동수단을 사용하기에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하고 성질급한 기다림을 참을수가 없다.버스의 낭만도 이젠 퇴색되어가고 낡은시간속으로 묻어들어간다.그 옛소시적엔 청춘의 열기와 정열를 간직하고 거침없는 젊은숨결의 애액냄새로 살냄새 풍기는 청춘의 움직이는 추억의산실 이였건만,대중교통의 낭만도 인연도 이젠 고령화로 점잖해지고 고루해져 간다.다시말해 기다림에 대한 설레임이라던가 더이상의 낭만의 추억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리라
어쩌다 어쩌다.오지않는 버스를 마냥 기다리며 서성이던 날이 있었다.일각이 여삼추 그렇게 짧은 시각마저도 아주 오랜 지루함으로 견딜수없는 인내심을 저하시킨다
알수없는 욕지거리를 씨부리며 이리저리 발걸음을 똥마려운 강아지 처럼서성거리며.
어쩌다 오지않는 버스를 기다린다린다는 것은 성급하여 기다릴줄 모르는 내게 짜증나는 인생을 밟고 서서 허무를 질겅질겅 씹고있는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