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힌 시간속에서

바람이 되자.

괜찮을꺼야 2007. 12. 4. 23:08

바람이 되자

김봉숙

바람은 허공을 감싸안고
햇빛은 나를 쓸어안고
낙엽은 가을품에 잠잔다.

빈들녁에 바람 통곡하고
곱게 빗질되 잘려진 벼 그루터기
꿈잃고 동강난 절망은 허무

울다지친 바람
알몸뚱이 나신에 매달려
애닮은 서로의 위안으로 부둥켜안는다.

에누리 없는 한치 내가슴에
서럽고 아쉬운 미련은
긴~한숨이란 독(毒)이되어 쌓여간다.

가을엔 낙엽이되자
가을엔 바람이되자
길잃은 미아가 되어 이가을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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