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하루

불면 24시.

괜찮을꺼야 2007. 4. 19. 07:58

불면 24시.

글/김봉숙

질기디 질긴 칡넝쿨
잎무성한 줄기
스스로의 매듭으로 옭아매지 못해
타의 희생의 댓가로 뻗어 오르는
질기다 못해 얄밉게 잔인한 근성

실한 칡뿌리 결따라 한입 찍뜯어
잘근잘근 씹고 또씹어
쌉쌀함뒤의 달큰함
결코 삼키지 못하고
내뱉는 질긴 뿌리

불면 24시
칡넝쿨 처럼
칭칭 감기며 뻗어오르는
부질없는 상념은 날개를 달고
잭크의 콩나무가 되어
하늘끝으로 올라 별들을 딴다

깊어가는 어둠만큼
땅속깊이 뻗어내려박힌
칡뿌리를 캐고 또캐고
잘라도 잘라도

움트는 생각들은 점점
더한 크기로 깊게 박혀 가늠치 못함이여.

잘리지 않는 질긴 근성을지찧고 찧어
밤새 뻗어오른 짓이겨진
생각의 혼돈을
하얗게 묻어버리고
불면이 헤집어 놓은
밤새의 잡념들

자승자박 올무로

엮여 고사(藁死)시킨아침햇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