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풀기.

이유있는 핑계.

괜찮을꺼야 2007. 3. 7. 00:27

이유있는 핑계.

글/김봉숙

생각해 보면 나는 매일 술을 마신것 같다

술이 좋아서

술이 맛있어서

아니다 절대 아니다.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내가 술과 친하다는 이유로

그들은 나를

술과 동일시 한다

나는 아주 바쁘고 일이 많았다.

숨돌릴틈없이 이것저것

그들은 나를 위한

아니 나를 핑계삼아 술마실 쾌를 놓치지 않는다.

그 꼬드김에 아니 내가 스스로 넘어가

중독아닌 습관처럼 되버린

머리 비우기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황장애가 되기위해서.

취기오른,취기 만큼만 즐기는 여유

물위에 기름으로 겉도는

분명한 자유를 향해

내달리던 생각의 종착역이자 시발점.

누군가 술을 왜 마시냐고

그리 묻는다면,그냥 술이니까"라고

나는 술맛도 전혀 모르는 쑥맥이라고

단지,술이 나를 따른다고"

팔자에 술먹다 죽은 주태백이 시조가 되려는듯

상념을 폐하고

갖힌눈빛에 어린 나는 수다장이가 되어

세치혀는 제 갈곳잃고 부질없는 말을 뱉아내고

마음은 구만리

오도가도 아무것도 없을 무엇들을 향한

반짝이는 볓빛이슬에 자신을 털며

포장마차가 흘리는 붉으수레한 불빛에 발길묶는다

취기올라 한옥타브 높아진 언성들

그들속에서 나와같은 또하나의 자신

나는 그들을 너그러운척 이해로 껴안는다

볼모로 맡긴 자신,그들과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