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하루

애상(哀像)

괜찮을꺼야 2008. 11. 14. 21:25

애상(哀像)

김봉숙

마구 날린 공짜 웃음

허튼소리

허겁지겁 미친년 밥먹듯 씨부리고

내눈에

가시같은 인생들에게

쌍심지 돋구며

도마위에 생선처럼 칼질해가며

주어담을수 없는

이미 엎질러져 버린 물의 가벼움

씨없는 수많은 말들을

한잔술에

마음껏 팔고

헤프게 낭비해가며

먹고 마시는 싸구려 시간들

주둥이 오만방정 수다의절정

침묵한 영혼은혼수상태

무위(爲)한 시공속에

파르르~~

내 눈길에 들켜 놀란

새파랗게 질린

마지막 낙엽의 애상

발밑에 엎디어

무릎꿇은 용서로

바스락거리며 그한몸 부서지니

어느덧

가을 언저리를 벗어나

저멀리 나는 떠나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