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하루
십오야 술타령.
괜찮을꺼야
2008. 10. 26. 18:50
십오야술타령.
김봉숙
하루 걸러 마셔대는 술
하루가 멀다하고 마련되는 술자리
이틀이 지날새라 생각나는 술
술상무도 아니고
주당도 아니고
술꾼도 아닌데
이래저래 술마실일이
아니 술마실 핑계를 만드는건 아닌지?
오후 6시가 두렵다
오후 6시가 겁난다
내가
아님 또 다른 누군가
나를 부르고
너를 불러댈까
비오는 분위기가 좋아서
기분이 좋아서,꿀해서
시도 때도 없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가 많은
술마실일
아마도 술을 너무도 사랑하나보다.
술이 좋은건지
사람이 좋은건지
허구헌날 술이라니!
그것도 여자가 말이지
이밤에 또
내일모레 시간비워 놓으라네
소주한잔 하자구..
이핑계 저핑계를
변명해 보아도
결국 포로처럼 술의 유혹에 시간을 저당잡혔다
술타령에 기대어
유실된 세월들에 도끼자루 썩는줄 모르고
왠수같으니라구
이러다 제명에 못살고 뒈지겠다.
내가 술병으로 보이나
마주하면 술맛이 절로 나는
술의 화신인가?
십오야 오동동 술타령 하기 좋은가을밤
취기에 비칠거리는 내 모습
청명한 달빛이 부끄럽다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