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풀기.

내인생 사춘기

괜찮을꺼야 2008. 10. 10. 19:28

내인생 사춘기

김봉숙

열기 식은 알바람이 사르륵

에인 가슴에 스민다.

가을달빛이 사랑을 묻는다

걷는 길마다에 놓인 추억을 기억 하냐구

또 한계절 앞에

코스모스 하늘거리던 시절에 멈춰선 시간

재생되는 총천연색의 시네마같은 지난날

오래된 필름에 반짝이는 빗물이 죽죽 내리며

간간히 잡음에 묻혀 끊어지는 말소리

허름한 영화관에 앉아있는듯

아련한 기억에 편린들이

지직거리는 불꽃으로 흘러내리고 있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각진 모서리가 모두 닳아져

뭉툭하게 무뎌진 내게

민감한 반응으로 모레알같은 세월을 헤아리며

어느덧 인생은 가을을 타고 있어

홀로 우는 귀뚜라미 짝잃고

낭랑한 노래속에 젖어들면

댓돌위에 가지런히누운 신발들은

평온한 심장으로밤을 잠재우리라

단풍처럼물들어가는 마음

울긋불긋 여물어가는 사각의 시간속에

노을마저 가을 단풍빛에 붉어지니

여차하면 떨어질 기울어진 황혼무렵

나 지금쯤 어디메뇨

아!

자조섞인 긴 한숨에 묻어나는

흔들거리는 변덕스러움

내 인생의 가을이 사춘기를 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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