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

나는 못난이

괜찮을꺼야 2008. 1. 28. 00:38

밤길 운전을 하노라면홀로라는 지독한 생각이 몹시도 쓸쓸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늘 길위에서면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속엔 수많은 영상필름이 돌아가는 희안한 존재가 되곤한다,난 야간 드라이빙으로 길위를 달리는것이 참으로 좋다

천천히 불빛의 징검다리에 어른거리며 지나치는 그림자 얼룩지는 일렁임의조명을 받으며 ,활짝 열어제친 차창에 몸이 얼고 손이 얼얼해도 쏟아져 들어오는 겨울바람이 내몸을 감아도 철저한 혼자만의 사색의 늪은 자유로움이다.

그럴땐 가끔 쌩뚱 맞게도,담배연기의 구수함이 생각나불쑥 입안에 군침이 감돈다,왜 담배 연기가 그리운 건지는 모르겠다,그럴때면 언젠가 누군가 두고내린 반쯤남은 담배갑을 보관하고 있음을 용케도 기억해 낸다.

난 담배를 피울줄도 담배맛도 모른다,그저 줄담배를 피워대는 남편과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습득한 잠재된 익숙함이 좋은맛으로 기억하고 있는가보다.난 그랫다 저 백해무익한것을 괜히 쓸데없이 연기로 날려버릴까 하는 한심함으로 혀를 차곤했었다.요즘은 금연족도 많고 흡연가들의 신세가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집에선 이눈치저눈치 보느라 베란다 밖에서 초라하게 피는 남편에게 그냥 침대머리에서가장 편한 자세로피우라고,어쩜 그때부터은연중 몸에밴담배연기가 좋았었나 보다.싫지가 않았다.

오늘도 죙일 등짝이 아프도록 방바닥에 엑스레이를 이리뒹굴 저리뒹굴찍고서 딸 기숙사에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길,이럴때면 충동적으로 간절히 생각나는것,한가치 담배를 피워물었다.아껴둔 사탕을 몰래 훔쳐먹듯이,그냥 뻐끔거리며 깊이 들이마신 매케한 연기가 뱃속을 소독하는것 같은 시원함 뭇 남자들이 하는것처럼,하긴 남자들만의 기호품이고 전유물 이겠냐마는,창밖에 재를 털어버릴때면 시벌겋게 타들어가는 불꽃이 바람에 날려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이런 통쾌함이려니 ! 오호라~~~굿!

한적한 시골 도로엔 나홀로 달려가고있다.겨울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누군가 지나다 나란 존재의 정체를 알아본다면?숨어서 하는 도둑질을 들킬까봐...나는 홀로를 즐기고있다.

이러다 나도 모르는새 흡연가가 되지 않을까 은근히 두려운 생각이든다.그러나 어쩌다의 담배 연기가 낙엽타는 냄새같아서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는 가당찮은 자기변명을 해본다.

매캐함으로 넘기며 켁켁이며 줄곳 침을뱉아야하는 쓴담배맛을 결코 좋아하지도 않고 그맛의 참의미도 알지못한다.다만 난 담배 연기의 그윽함을 좋아하는것 같다.활짝 열어제낀 창으로 몰아치는 한겨울 찬바람이 대차다.

뺨과손이 얼얼하니 감각이 무뎌진다.난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언제나의 생각끝에는 나는 왜?라는 끝없는 반문.난 참으로 못난 인간이다 무엇하나 잘난것이 없는,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오늘은 부쩍 못난 내자신이 밉기까지 하다.좋은 아내도 좋은 엄마도 며느리도 못된다.못된것에 못생기고 이쁘지도 않은 ,두루두루 생긴대로 놀고있다,못생겼으면 마음이라도 좋던가 좋은사람 노릇은 해야 마땅하지 않은가,정말 모두가 자신이 없다.좋은역할로서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내가 싫어진다.오늘은 부쩍 한없이 못난 내가더럽게 싫어지는 날인가 모르겠다.이런 한심한 이유로 살아가는 자신이 정말 오늘은 싫었다.

휴일은 그야말로 방귀신처럼 눌어붙어서 널부러지는 시체놀음에 자다깨다 눈만굴리고 있다.창밖으로 보이는 흰눈덮힌 앞산이 시야에 가득 눈이부셔온다.못난 존재의 하루가 아주 짧은듯 구렁이 담넘어가듯 슬금 거리며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