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혈
글/김봉숙
빗방울 굵어지고
바람이 불었다
빗줄기 허리를 부여잡은 바람
포물선으로 휘어져 잘리고
잡히지 않으려 쫒고 쫒기는
비와 바람의 상처내기
그바람에 무리진 코스모스
자지러질듯 이지러지고
흔들림에 맡겨버린 희망
이리저리 중심잃은 비틀거림
난 웃었다
술취한 코스모스라니.
술취한 내모습이려니.
한순간 가슴울리는 억장 무너지는 소리
모진 바람에흔들리는꽃잎
저리도 고운
저리도 가녀린
고운빛의 처연함 에도
잠자리 찢어진 날개짓으로 버틴
가을 코스모스 연가
빗소리에 울음 감추며
비틀거리는 바람등뒤로
쓰러질듯 꺽이며 몸뉘인 꽃잎들의
긴한숨이 토해낸 각혈은
꽃잎 물들이며 붉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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