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우는날엔.....
글/김봉숙 |
누군가의 아픈 사랑이
바람으로 운다
난 아마도 가려린 야생의 꽃이였나
작은 바람결에도 심한 흔들림을
온몸으로 견디며 이겨내야 한다.
때론 고요한 입김의 숨결로
때론 감성을 건드리는 애무로
때론 거친 갈망의 분풀이로
때론 폭발할듯 욕망의 분신으로
부드러움과 칼날이되어핥기며 스치듯 머물다 간다.
여린듯
강인한듯
뿌리박힌체
무녀리 한송이꽃의 대항으로 오는봄
서툴게 불어대는 거센바람
누군가의 기억을 지우는 분분한 낙화로
성급한 내일의 꽃을 피우기 위한 이기심
바람이 불면 누군가 아파하며 떠나간다
무심한 바람,모질게 부딪치며 불고있다
넌비탈에서 굳건히 뿌리내린
줄기 굵은 나무였다.
위태로운 나무바람을 피할수 없는
가지많고 무성하기에 작은바람에도 거세게 흔들리는
백척간두 휘청이며 매질하는 바람
자존하기 위한 삶,균형의 몸부림으로
고요히 나무그늘에 안겨 쉬기고 하고
홀로흔들리는 나무 그네를 타기도하고
가지를 요란하게 흔들어 상채기를 내고
때론 부러지라 꺽어지라 악착같은 모질음으로
가학하는 회초리가 되어 매질하는
너와난 서로에게 약하지만 거센 바람이였다
화분의 구속으로 하루살이로 피고지는 짧은봄꽃
알수없는 내일의 소생에 기약없이 스러지고.
뿌리깊은 나무,가지 무성함에 바람잘날없이
흔들리고 휘어졌지만 강인하고 견고했다
고목에 꽃이피길안타까이 기다리며
바라봐줘야 하는 긴 시간을
드리워진 그늘에 숨겨진 그리움마저 기꺼운 애증으로 품는다
다시 바람은 칼날이 되고 칼자루가 되어
베인 상처를 만들고 아파하는 신음으로
제멋대로 이리저리 피할수 없는 바람의길에
만나지는 너와난 스쳐지나가는 영원한 바람
바람이 분다
누군가 아픈 영혼이
울며불며 지나간다
길위에 바람이 운다.
2006.07.22 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