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글/김봉숙
길위의 채이는 발길들이 분주하다
그들은 어디에서 어디로
쉼표도 마침표도 없이
쫒기듯 쫑쫑 달음질 치는가?
우굴거리는 한아가리 개미떼를
토해놓은 지하철 역사
꾸역대고 밀려와 흩어지듯
토향(土香)잃은 메마른 거리로숨어든다.
휘황한 불빛 네온속으로
삼켜지고 뱉아버린 어둠속에
질펀함과 끈끈함을 매달고오는
군상들의 얼굴은 자못 심각하고 비장하다
인파는 물결되어 흐른다
무심한 나도 물이되어 흘러간다
어디로 흘러드는 것일까?
나는 어디로 가는것인가?
멈출수없는 물길 휩쓸림으로
마냥 떠밀려 간다
어디쯤 일까? 이쯤에서
이제그만 멈춰서서 나를보아야 한다.
황망히 서둘러온 길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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