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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길을 잃다

길을 잃다

김봉숙

영원한것이 길임을 알때

길은 보이지 않는다

길은 끝나지 않는다

이리저리로의 양갈래 삼각지

스스럼없이 옮긴 선택의 길

다시 이길을 되돌아 오기 위해서

난 두리번 거리지도 서성이지도 않았다

갈래길에서의 망설임을 하지 않았다

한방향 한곳으로의 길만을 기억에 담고서

다시 돌아올수있으리란 믿음에

외길아닌 여러갈림길은

판단을 흐려놓는다

생소한 어린애 발걸음으로

얕잡아 오르려 했던

길위에서의 얄팍한 선심들은

어느덧 함정이 되어

외딴길을 인도한다

낮선 오솔길의 두려운 향기

이지러진 낙엽토 수북히 쌓인

막다른 산길에서의 초조

시시각각의 어둠이 밀려온다

드디어 길을 잃다

내 곁을 스치는 키큰 나무들에

어둠이 옷을입히면

괴물처럼 다가오는

묵묵한 그림자는 섬찟하게다가든다

길을 잃었다

돌아오기 위해 떠났던 길위의 다짐

망할놈의 기억은

어둠이 잘 버무려진 한덩이

거대한 암연속에 가둬버렸다

결코

낮설지 않은 길위에서

나는 길을 잃고 말았다

개념상실한 모호

내 섣부른 오기는

졸지에

길잃은미아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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