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랬다.
김봉숙
사랑 느낌
처음엔 그랬다
미지의 신세계를 탐험하듯
어릴적 소풍전날
비가오지않길 바라는 간절한
즐거움을 기다리는
심장의 가쁜 고동
선잠 눈가에 시린 햇살
간밤 기원이 헛되지 않았던
운 좋은 바램이 이뤄지던
달콤한 너와나의 기착지
몇번을 좌절하고 깨져도
다시 또 만나지는 목마른 인연
언제나 새로이 시작되는
처음은 늘 그랬다
하늘에 오르려는 부풀은 풍선의
설레임처럼
한번의 고통쯤
두번의 쓰라림쯤
지나버리면 우스운 옛일처럼
시간을 등에 업고서
처음인양
새로움으로 갓 태어나는
사람의 변신인 것이야
두세번 혹은 열백번째 찿아든
사랑일지라도
늘 처음처럼
기다림이 즐거운 일
다가서고
다가오는
환상인 덫 인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