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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식상해졌어.

식상해 졌어

김봉숙

만사가 물리고 식상해

매일부딪치는사람들이 갑자기 식상해졌어

매일 먹는그나물에 그밥이 지겹고 식상해

쳇바퀴 돌듯 일정한 시간표위에 춤추는 인형같아

풀린 태엽을 감아도 역시나

새로울것 없는 만연된것들이 식상해서 미쳐버리겠어

늘 제자리 뛰며 맴도는 하잘것 없는 인생이 맘에들지 않아

세상만사 순리대로별탈없음이란게 너무도 밋밋해

지극히 정상적인 삶이 심심해졌어

그렇다고 뭔가 특별히 질러보지도 못하는 머저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주둥이만 나불거리는 어쩔수없는 붙박이 인생

뛰어봤자 벼룩이 부처님 손바닥위가 놀이터가 되어버린 우물안 개구리

우물속 개구리가 바라보는 하늘의 변화와 크기를 안다해도

인생 뭐 별거있나? 별뜨면 별보고 달뜨면 달보고 비오면 비맞고....

"그저 그렇게 별의별 타령하며 사는거지" 라고 말하며

체념에 마침표를 수없이 찍었다 말았다 변덕에 죽끓이고 밥말아먹는

이꼴 저꼴 만사 귀찮니즘에 빠진 무기력한 내가 정말 식상하고 싫어졌어

"매사,서로 좋은게 좋다"라끄덕이며 동조로 일관하는줏대없는 내가 식상하다.

별일없이 매끄러운 미끄럼틀에 순간 내리꼿히며 거칠것없는 일상의 타령들이 식상하다.

똑같은 레파토리 두말하면 잔소리 세말하면 쓴소리 짜증짜증 왕짜증

늘 한결같은것들이거머리 같이 들러붙어 고루하고 지루해식상해졌다.

먹는것 입는것 말하는것 보는것 생각하는것 이런것 저런것.

어제와 다름없이 반복되는 판박이로 찍어가는세월,내일이 오면 내일이 오면~~

내가 기다린 어제의 내일은 늘 돌아왔어도 왠지 어제같은 오늘도 시덥잖았어

그러나 식상하고 물려서 먹지않고는 돌아서면 배고픔을 채워주는 밥처럼,

참을수없는 허기진 식욕을 어쩌겠어,그렇게 밥 숟가락을 들고야 마는 내공만 키워가는

아줌마 인생에도 한송이 꽃에 매료된 감성과 낭만이 스멀거리며 살아 숨쉬면 좋겠어

싫다 싫다"말을말끝마다 입에 붙어버린 낮설지 않은 그말또한 이젠 그만~~

지독히 싫어도 나빠도 미운정 뼈속까지 스며들어 친해져 버린 내팔자 내인생인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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