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병이야....
김봉숙
명치끝이 아프다
살갖 깊숙히 느껴지는 통증
별다른 징후없이도 저리고 아픈 증상
시간을 역추적해 보아도
그 어떤 음식물의 반란인가
거름망없이 마구 쓸어넣어
막혀버린 수채구멍처럼
조금씩 축척된 이물질은
열리지 않는 수문닫힌 땜이되어
숨통으로 넘어오는 구토유발
맑은물속에 숨겨진
본성을 흐리는 추악한 실체
마구 탐닉한 부조리한 식탐의 덫
한잔의 술로 소화제를 대신하고
두잔의 술로서 한끼니 곡기로 때우고
만병통치 건강식처럼 영양식처럼
출출한 허기를 위로
오남용 음복한식습관탓일까
괜스레 겁이 나고 두려워진다
죽음보다 무서운
참을수없는 몸에 가해지는 증상
손톱밑에 작디작은 가시조차
무서워 벌벌떠는
아픈것에 대한 엄살의 극치
내속 깊숙히 좀슬고 갉아먹히는
미세한 통증이라도
아픈게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