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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눈의 거리 마음의 거리(out of sight,out of mind)

눈의 거리 마음의 거리(out of sight,out of mind)

김봉숙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out of sight,out of mind)

몸에거리가 마음의 거리,우리 참 멀리도 있어 멀기도 하여라.

그런가 보다,첨엔 떨어진 거리만큼 간격을 좁히려 무던히도 그리운 안타까움에 가까움 느끼기에 무던히도 애쓰던 그런날이 있었다.

허나,빈 여백과 공백이 큰만큼 그무엇으로 채워지는것도 많고 많더라.그 채워짐 또한 공허로 메워진 더큰 공허로 남을지언정 채워도 채워도 늘 허기져 있으리라.어쩜,우리의 인연이 여기까지라는 한계를 핑계삼은 빌미로 위로해 보려는 합리화인지도

차마 지우지 못한 번호하나,정확한 기억으로 머리에 남아있지도 못한 아주 낮익은 숫자로 나열된 번호로 저장되어,아직 가물거리며 떠돌고 있다.왜 지우지 못하는가? 행여 아주 까맣게 지워지면 어찌할까 남겨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바보같은 이야기

멀어져간 발길뒤에 등을 돌려 나 스스로도 멀어진 발길로 왔다,그렇게 서로 돌아서 갔기에 우리의 간격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아니 서로가 매정하도록 냉정함으로 끊고 자른 되먹지 못한 오만이였는지 모른다.돼먹지 못한 오만은 마음과 달리 나약함에 발등을 찧으면서도 도저히 용서되지 못하는 서로의 자존이 혹독한 냉혈의 비수로 꽂혀 상처로 남았다.

다시올것만 같은,막연한 기다림,아직 차마 지우지 못한 번호,내게 남아있는 유일한 연결의 고리 ,머리에 박힌 기억보다 확실한 핸펀 전화번호부에 새겨진 숫자몇개의 일련번호 흔적,지우고 나면 영 잊혀질까 두려워 선뜻 지우지 못하는 ,아직 미련을 깨끗하게 털지 못한것일까?순간이면 사라질 것을 겁내하는건 아닐까?그렇게하도 일말의 흔적으로 간직하려는 것인지.

또 어느날 독한 마음이 일순간 들때면 그땐 미련이고 아쉬운 후회따위 앞에 냉정이 ?아와 지울수 있으리라.무던히도 두드렸던 가슴,너무도 얼어붙어 열리지 않았던 차거움에 파리했던 냉가슴,멍울로 똘똘뭉쳐 되려 튕겨나갔던 내 친절과 배려는 독이되었기에 더 초라했던 사람.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지독한 자존심,너무도 잘알기에 이해하면서도 받아들이면서도 강하면 부러진다는 사실앞에서 너무도 지긋지긋해서 정말 싫었다.

고독한 자기 연민에서 벗어났어야 했다.탑처럼 높이 쌓인 자존의 돌덩이를 조금은 무너트려야 했다.홀로 외로운 파쇼자인양 굳은 자존심으로 견고한 블럭을쌓고 버텨도,빈틈 많은 빈마음에 스며드는 허물어진 존재로 보여질때,더이상 싫었다.

한때,인지상정의 마음으로 너무도 따스했던 가슴을 가진 나였건만 순간 냉정의 칼날로 가차없이 도려내 베어 버렸다.

많은 사연들과 못다한 이야기가 남아 있지만,그냥 서러움 꿀꺽 침한번 삼키고 덮어두려고 한다.자신을 위해서 나를위해서,듣기좋은 소리로 너를 위해서 냉정해져야만 했다.좀더 구체적으로 솔직하자면 또 다른 남녀사이가 되면 안될것임을 알기에.

사람과 사람사이에 잊혀질것과 잊혀지지 않아야 할것이 있다.잊지 말아야 할 기억을 잊는다면 평생 양심의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예리하게 날선 칼날앞에서 통증처럼 자신을 돌아보게 할것이다.그건 자신의 양심만이 알것이다.

쌓이고 쌓여서 굳어진 마지막 한마디,"잘지내라고"부디 잘지내라는 한마디.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차마 하지 못했다.먼거리,보이지 않는다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도 서서히 멀어진다.아니,마음이 돌아서니 몸도 마음도 천리먼길이더라.

2006.03.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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