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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

나를 지우며 가는일.

나를 지우며 가는일.

김봉숙

하얀 꽃비가 슬픔처럼 날리울제 나는 너를 그리워한다

분분한 낙화와 함께 잊으란 값싼 동정의 위로 한마디 없이 떠나간 너를

그리워해야만 한다

어쩌다 문득 문득 바늘침에 찔린것처럼 자지러지게 저러오는 그 애틋함이려니

홀로 남겨진 자만의 처절하고 궁핍한 사치스런 고독이려니

고립무원 무인도에 스스로 갖혀길 원하는 지독한 외곬수 그리움이려니

그렇게 살다 죽는다해도 그다지 외롭거나 억울하지 않은 충만한 행복함이려니

차라리 희망없는 삶을 목숨처럼 연명하며 부질없는 시간의 노예로 사느니

그리움에 그리움에 자신의 감옥에서 수형자가 되어 자신과 치열하게 다툼하며

더디게 흘러가는 문밖 세월에 기대어 기다림의 미학을 습득하기위한 연습하려느니

돌아보면 한줌도 움켜 잡을것 없는 허당세월속에 녹아버린 나의 삶이려니

그렇게 흘러간 세월도 다가오는 시간도 끊임없이 나를 지우며

지우며 까맣게 덧칠로 인해 짖어가는 일인가보다.

산다는것은 어제도 내일도 나를잊혀지도록버리면서 앞만보고가는일인가보다.

살다가 살다가 어느날 문득 기억에도 가시가 있어 가끔은 따끔거림에

기억케 하는 날도있으려니

그때 어쩜 민감한 작은 아픔에 지나치지 못해 잠시 추억이란덫에걸려,

함정에 빠져 되새김질하며 돌아다볼수있으려니

나를 끊지 못한 인연하나의 쓸쓸함이 내 존재을 기억해내곤 슬픈 얼굴로 말하지 않으려니

내 스스로 지워버린 인연은 어느덧 먼지를 털고 선명한 기억으로 생동한다.

살아간다는것은 애써 지워버린 기억과 가끔씩 악수하며 추억이란 지난시간에 머물다

아련한 손짓에 애닮은 가슴에 무거움을 지고 가는것이려니

어느날 오전 ,내가 잊어버린 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가 말했다

꽃길,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꽃잎이 떨어진다고,개나리 노란꽃이 지고

초록잎새 돋기 시작했다고"그래서 문득 생각나서 전화를 했노라고.

내마음에서도 하얀 매화가 바람에 날리고 목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애써 태연하고 무미건조하게 묵묵부답의 건성대답,난 꽃잎처럼 그렇게

바람에 날리며무너지는 한쪽 가슴이였는가?

떨어지는그꽃을 바라보고있지는 않지만 변명처럼 이어지던

한숨 마디마디마다 고단한 삶을 짊어진 당신의 업이려니.

묻지 않으리

잘있겠지? 잘있으리라, 산목숨 어떻게든 연명해나가겠거니

당신은 지나간 어제,오늘 내일이라해도 ,지나쳐가는 시간속에 있으려니

나를 지우며 갈때 함께 지워지는것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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