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그리움
김봉숙
길을 가다 문득
줏어삼킨 그리움 하나
등뒤의 고독을 매달고 가는
낮선이의
회색빛 셔츠에서
덜컥 무너지는
천둥소리를 듣는다
눈에 익숙했던
언제가 너였을 모습.
가물거리는
봄날 아지랭이 처럼
망각으로 이지러져 갈즈음에도
불현듯
아주작은 기억의 실마리는 네게 닿아있다
옷깃스져간 향기에서
무심코 들려오는 익숙한 억양에서
널닮은 낯선이에게서
너를 본다.
길모퉁이 돌아설때
소스라치게 놀란가슴
쿵~하고 심장이 내려앉는다
닮은꼴 사람만 봐도
이렇게 요동치는 심장이 조이는것을 보면
아직 버리지 못한
내안 절반의 그리움으로 남겨진
네가 몹시도 보고싶은거다
석양 붉게 물든 저녁나절
줏어삼킨 그리움 하나
내 몸가득
피빛으로 빨갛게 물들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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