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연정(戀情)
글/.김봉숙
거침없이반듯한 농로의 고요
한낮 시들새들 쳐진 잎새들
천차만홍 꽃들의 시름어린 뽐내기
기진한 잡초들 길게 누워버린 길섶
구불거리는 뱀의 몸짓처럼 굽은
밭두렁 논두렁
모두가 낮은것을 향해 고개숙이고.
제철잊고철모르고 피어버린 코스모스
정작 제꽃의 아름다움을 호소할 시기
빗나간 하세월 탓에앞서 꺼져가는안타까움
가녀린 청초함을더이상 눈여겨 보아주지 않는
초라함으로 색의변조가 메말라가는
바람에 초라하게 흔들리는 꽃이 너였던가?
나의 해바라기 꽃이
뚝뚝 낙엽으로 말라 비틀리며 지고있다
위풍당당 언제나 소박한 위압이 멋들어진
노란 함박웃음이 빛나던 해바라기
먼곳에서조차 나를 반기는 웃음은 보여지고
노란미소가 수줍어 늘 무거운 목례
태양을 향한 일편단심 맹목의 애정은
화농성으로 곯아버린 씨앗이되어
알알이 맺힌 그리움이어라
덩치큰 순박함이 짓는 단아한 미소
줄기굵은 우직한 단순함은 순수
그 옛적 고매한안방마님을 흠모한 머슴
순정파 벙어리 삼룡이 같아라.
낮선 그 어느곳에서든 널 만나면
고향 까마귀 만큼 반가워 하리라
일편단심 태양을 닮아 가려는
이기적인 순정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해바리기도 가끔은 목이 아프답니다
해바라기 말라 비틀어진 모습으로
뚝뚝
가을을 떨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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