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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힌 시간속에서

비망(備忘)의 여름밤.

비망(備忘)의 여름밤.

글: 김봉숙

구멍뚫린 하늘에서 퍼붓는

빗물의 범람은

긴 기다림을 노아의 방주에띄우고

미처 싣지못한 불행한 이별

탄식과 원망 빗줄기로절규하네.

마른하늘 밝은 빛은

누더기진 구름을 거둬내고

풀먹인 하얀 호청을 씌워

햇볕에 튕겨오르는 폄훼한 좌절

망연자실 절망을 집어삼키고 있네.

구토물을 버무린듯 질퍽한 대지

찰랑이는 빗물에 잠긴 논

고개만 간신히내밀고 깔딱이는벼이삭

깊은 골이좋아 숨넘어갈듯 울어제끼며

농익은 여름밤을 흐려놓는 소음

터울림 진동 거창한 개구리 울음합창

개구리가 운다

엇박자 시소 타는 합창으로

일제히 하나의 함성으로 운다

맹꽁이 한마리 솔로가 되어 운다

맥없이 불다 삑사리난 쉼표에서

콘드라베이스의 저음으로 가끔씩

불협화음이 만드는 어울림의 조화

비에젖은 여름을 축하하는 밤의연가

흑백영상 필름으로 간직될 비망(備忘)의 여름밤 일기.

작성일 : 2006.07.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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