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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세월의 포만감을 토해버리고싶다.


세월의 포만감을 토해버리고싶다.


김봉숙

그렇게도 많이 주렁주렁 매달린 잘 익은 열매들처럼
따달라 손짓한 무수한 숫자들이였건만...
손가락 꼽아 셈해도 셀수 있었던 가벼운 날들이였건만 ...

쓸어모아 쑤셔 넣어 압축시켜 보아도 한웅큼 모자랄
또다시 무수히 많게 느껴지는까맣게 무거움으로 던더진 날들

오르려 무던히고 참으며 기를쓰고 올라보니 어느새 높이오른

정상아닌 정상에 섰건만 내려다볼 겨를도 없는 성급함만이

순간 어느새 인생 반환점을 돌아서고 있었어천천히 느긋하게
걸으려 해도 내리막길인듯 주체할수없이 나도 모르게 벌써 저만치
숨가삐 뛰어서 내달리고 있었어 ,고장난 브레이크 처럼

내 안에서 평안과 여유로 요동치는 마음과는 달리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월은 마구 떠밀려가라 그냥 놔두질 않는다.

한줄기 바람에도 마구 쓸려 내리막으로 치닫고
곤두박질 치는몰락을 재촉하며 엎어질듯한 헉헉거림으로

턱에 차오르는 숨통에 따가움을 느끼며 쉼없이 비탈길을 달린다
결코 새날 새해가 반갑지도 기쁘지도 않은 아쉬움 많은 날들
생각없이 꾸역꾸역 먹어버린 시간들 방치해버린 녹슨시간들


돌릴수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목젓까지 손가락을 휘저어
미슥거리고 울렁이는 구토감을
나 혼자만이 마구 독식한듯 팽만한 세월앞에 시간들
지독한 포만감을 울컥울컥 토해내고 싶다.

배경음악: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

작성일 : 2005.11.0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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