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없는 세상에.
글/김봉숙
생가지 찢는 아픔쯤이야
생인손 앓는 아픔쯤이야
그깟 고통 쯤이야
잠시 참고 이겨낼수있으리라던 생각.
생각만으로 많이 아픈
커다란 아픔일거라는
타인의 막연한 비통함에 동조
내가 겪은내슬픔이 아니였기에.
너없는 세상
너와 함께했던 그곳 그자리
발길 눈길 외면 애써 피했던
흔들그네에 앉아 바라보던 석양
꽃길따라 살구꽃 노란꽃 흐드러지고
너없는 세상
생가지 찢는 아픔이
생인손 앓는 아픔이
널보낸 그순간 아픔만 했을까?
그깟 고통쯤 견뎌낸 것일까?
너없는 세상에
잘 꺽이지 않는 물오른 생가지
생인손 속으로 곯아 쑤시는 고통
꺽여진 나무끝에 표피 덮히고
생인손 곯아터진 자리 아물고
너없는 세상
그나무 그 가지 무성하게 자라고
그 손가락 똑같은 모습으로
흔적없이 그모습 그대로인데
변한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너 없는 세상
나무를 보면
손가락을 보면
너 없는 세상에
나만이 슬픔으로 남겨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