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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내가 지나치는 길가엔......

내가 지나치는 길가엔.

아침이슬품에안긴햇살에 이맛살 찡긋

채 여름색을벗지못한들녁에

이미와 버린 가을 스케치

아!

햇살에 빗질하는 바람

너무 고운 빛의질책에 찔끔 눈물이

하늘닮은 파란가을에 유영하는 구름

정화된수혈의낭랑한추조(秋朝)

자연을 배반하고 균형을 깨뜨린

회색빛 콘크리트 농로(農路)

이율배반 농로(農路)에 동조한

자동차는 유유히 슬로모션으로

미끄러지듯 스치며 간다.

주저리 주저리 옹이져 매달린

율무 송아리 무게에 지친

꺼정함에 설상가상 이랴!

휘휘 또아리 틀어감아오른 나팔꽃

짙은 보랏빛 아침이 선연하구나.

논뚝가에

가을이 갉아먹은 뽕잎파리 누르칙칙

아카시아잎 띄엄띄엄 이빠진 달강새

키다리 수수밭 빨강 양파자루 씌어져

방앗간 새주둥이무용지물 이랴!

색색의 가녀린 제철 코스모스분명한 채색

미처 거두지 못해 철지나 말라비틀어진

오이넝쿨에 달린 누런 노각이 목메달고

서리(霜)전 빨간 홍조 붉히려 안달하는 고추

배회하는 고추잠자리 서러워 윙윙윙

가을빛 그림을 그려가고 있구나.

9월 초 이튼날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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