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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아! 옛날이여...

근 며칠의 계속은 극한의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생각해 보면 이런 날씨쯤이야 별것아닌데 싶다

불과 십수년전 한창때 겨울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혹한인 것이다.

하긴 그후 지금껏 따스한 겨울을 보내다 보니,어쩌다 지금겪는작금의 한파는

맹추위에 오금을 펴지 못할 뼈속까지 시린 겨울추위가 되버린 것이다.

참으로 간만에 온몸으로 맞는 겨울다움이다.

추위에 머리가 띵하고 손발이 시려도........

그러고 보니 나도 참으로 오랜 세월 살아온 옛날 사람인듯 실감난다

그때 그시절 옛이야기 돌이켜 그리워 하는것을 보면...ㅎㅎ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은 아니였어도 ,아버지가 공무원으로 그냥저냥 밥은

먹고사는 정도였으니...하긴 식솔들이 꽤나 많은 대가족들이 북적이며

머리수 나란히 줄맞춰 한 이불속을 공유하던 사람냄새 정겨웠던 시절

밥상머리 둘러앉은 머리수만 봐도,큰상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작은상엔 엄마 딸 ..야튼 밥상도 우아래가 있던 시절이였으니까

호롱불은 아니였어도 남포불,유리 끄으름 짚세기로 닦아가며 석유 넣어가며

심지 올리면 거물거리며 끄름 타올라 벌겋게 밝히면 웃풍에 춤추던 불꽃

방걸레와 자리끼가 아침이면 꽁꽁 얼어붇고,새벽녁 온기 사라진 썰렁한 기운에

또아리 틀어 움크린 찌뿌둥한 몸뚱이는 타닥이던 새벽 군불에 행복했던 웃음

김치꽝에서 갓 꺼내온 벌건김치 한포기 된장 덩어리 숭얼숭얼 덜풀린 시래기 국한그릇에

쓰러질듯 담은고봉밥 한그릇 숭덩 말아 김치올려 뚝딱 한끼

지게 걸머지고 앞산 나무 등거지 한봇짐 차곡히 쌓아가며 매일 산을 오르시던 할아버지

작두밟아가며 짚을 썰어 소여물거리 썰고 소가 추울까 소등에 얹을 덮석을 짜고,코뚜레를

손수 만들기 위한 물푸레나무의 손질,죙일 초가지붕을 이을 새끼를 꼬시던

사랑방엔 할아버지 가래 끓는 기침소리 싸리문밖 달빛에 컹컹 개짓는 소리

흔들리는 남포불에 엄마는 뜨게질을 했고 라디오 제 몸체보다 큰 건전지를 등에 업은

라디오 에선 구수한 목소리의 전설따라 삼천리,멜로극이였던 연속극이 매일 흘러 나와

지직거리는 잡음 사이로 볼륨 올려가며 숨죽여 듣곤 했는데.....

......별개 다 생각나는 겨울밤

물을 빼지 않아 펌프가 얼어붙어 하루종일 왕겻불로 녹여도

물길은 뜷리지 않고,군불 지피지 않으면 하루해가 넘어갈 무렵 등짝 시린 방안에는

센 웃풍탓에 꺼져들어가는 화롯불 끼고 앉아 웅크리고 앉아 있느니 어두워 질때까지

골목길에서 딱지치고 구슬치고 비석치기 자치기 삔따먹기,왜그리 놀이도 많았던지...

따슨물 귀해 얼굴만 간신히 물축인 고양이 세수에 손등은 검은딱지 갈라지고

소맷부리 허엿콧물 말라붙은 모습마저 정겨움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문화혜택은 눈씻고 찿아볼래야 없는 시골생활

저녁이면 굴뚝 마다 연기 오르고,해 떨어지기전 꽁꽁언 빨래줄에 빨래는

제형태 갖춘 얼음과자 모양으로 언체 몇날며칠을 동태처럼 걸려있어야 했고

가마솥에 소여물 구수하게 뜸들이는 냄새,밤새 싸래기로 엿을 고을라 치면

방 아랫목은 까맣게 타들어가 한증막보다 더한 뜨거움으로 발을 딛지 못하고

아침이면 조청은 강엿이되어 콩가루 옷을 입혀 밀가루 단지속에 묻어두고 겨우네

간식거리,조청은 떡가래를 찍어먹는 소스로,

야튼 일많고 불편한 그 때가 자꾸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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