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껍데기
김봉숙
밤새
어둠을 탈출한
빙하기 새들의
무한한 비행
새들이 난다
새들이 난다
추위를 무릅쓴
창공을 향한
차가운 생존의 날개짓
구속없는 자유
허울 좋게
내맘 훔쳐간
나의 새여!
간밤
잠시 내려놓은
무거운 짐보따리
내 마음
내 영혼
환생한새같아라
개벽을 뚫고
햇살로 태어난
불사조인양
주검에 혼불 지핀
이카로스의 날개를 달고
햇살속으로
새들이 난다
새들이 난다
이미
던져버린
자신을
치렁치렁 매달고
나를 떠난 분신
혼연일체의 이끌림으로
머리위를 배회하는
나의 새여!
새들이 난다
새들이 난다
남루하게 남겨진
초라한 내 육신
흐물흐물 주저앉은
허물벗은 뱀처럼
속빈 강정처럼
알맹이 혼 빠져버린
빈 껍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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