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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다시 또 내일.

      다시 또 내일
      김봉숙
      낮익은 허허벌판한때 눈부신 황금들녁가로수 마른가지 앙상한 손짓에누워버린 풀잎의 주검싫증난 사랑에 등돌리고 떠나는냉정한 이별의 바람소리가슴에 남겨진 겨울햇살만은 따스해투박한 농부손이 긁어모은검불더미는 젖은 연기를 내며바람 저멀리시작과 끝을 쑤석이며 타들어간다썩어문드러진 검은속을 비우려
      검푸른 각혈울컥울컥 토해내고
      승천하듯 하늘로 오르는 연기사시사철 기억을 지우려는듯계절의 잔재를 태우며묵상의 기도로
      천도하듯 연기로 퍼올리고 있다하늘에 닿기도전 흩어져버린뜬구름 인생
      부질없고 덧없음에도
      기약하는 내일 또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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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겨울들녁 냉냉한 한기,들판길을 달리다

약간의 바람 등지고 미적지근한 햇살 등에지고

홀로 허수아비가 된 구부정한 등허리

두툼한 솜잠바 허름한 뒷모습이 애닮다

갈퀴질 마른풀잎의 잔해들

검불더미 태우는 연기가 꾸역꾸역 청명한

겨울속으로 꾸물거리며 허공으로 흩어져 갔다.

농군의 자손으로 태어난 우리네 아버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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