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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풀기.

추억에 화장(化粧) 을 시키다.

추억에 화장(化粧)을 시키다.

김봉숙

뜨거운 열풍기에

달아오른 얼굴

메마름에 갈라지고

터진 입술 사이로

붉은 선혈은 꽃으로 피어나도

가슴에 비가내리고

시린 등짝엔바람이 분다

허공을 질주하는

들녁의 바람은 굉음으로

자투리 오후를 희롱하며

숨죽인 태양을 능멸하고 있다

간악하고

얄궂은 시간의 권태기속에도

허구헌날

사랑타령에 목마른

애증어린 연민의 시어들을

거미줄같이 풀어내는것은

아직도

파닥이는 심장의 펌프질로 퍼올려야할

사랑은 양분으로 남아

거름잘된 묵은 앙금밭엔

다시금 피워올릴수 있는

토막난 못다한 연가가

스멀거리는 씨눈으로 박혀

손길과 눈길로 움트길

기다리고 있어

오늘

헐벗은 가난한 추억에

곱고 화사하게

이쁜 화장(化粧)을 시킨다


Rainbow Eyes /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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