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밤거리가 너무도 한산하다
으스스한 성황당 느티나무에 매달린 수많은 사연들처럼
반짝이는 장식의 불빛이 아롱지는 아직 이른 성당의
네온트리가 12월의 잿빛공간에 수줍게 깜빡이고 있다
앞다투어 외로움을 떨치려는듯
연신 불안한 팔색조의 빛이 더욱 달빛아래 쓸쓸함을 자아낸다
무채색의 시간에 저항하는 낡은 가로등아래
길어진 그림자를 따라 달아오른 열기를 식히며
갑자기 뼈속까지외롭다는 생각을 해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스멀거리며 칫솟아 오르는
그 쓸쓸함의 정체는 무엇이던가?
훅~~하고 미어져 오는 숨막힘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늘 부초처럼 떠있는 생각의 나룻배는
여린 가랑비에도 흔들리고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