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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동병상련(同病相憐)

동병상련(同病相憐)

김봉숙

야윈척 앙상한몰골 내보이고

물오름마저도 얼려버린

동정어린마른가지 겨울나무

검은빛 주검처럼 심호흡 멈춘듯

겨울나기 저리도 애처러울 쏘냐

얼기설기 잎새잃은 빈가지 사이로

찬바람이 줄줄 샌다

제멋대로 웃 자라다만 까칠한 수염처럼

여과없이 뚫고들어온 햇살마저도 쾡한 냉소짓는다

한때 울울했던 녹음으로 푸른 삶이였던가?

검은빛 껕질속으로는 쉼없는 펌프질

지금은 멈춰서 깊은 숨을 고르는 단잠

한순간 주검처럼 간난의시련쯤이야

헐벗은 동면은 고독한 기다림의 시간

가식없이 벗어버린 꿈꾸는 섬에 홀로

생각없는 갈대로 흔들리는 내 모습같아라

벌거벗은 영혼으로

꿈꾸는 나목(裸木)에 깃들은 평온

흰눈송이 곱게 나빌레라

순백의 눈꽃이 얹어지면 좋으련만

아!

빈가지 사이사이로 비추는

시린햇살은

금린(錦鱗)처럼 알알이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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