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벌(罰)하다
김봉숙
이리저리
방황의 끝을 찿아
눈에 불을켜고
삶을 찿아 헤매이는 하이에나
무엇이든
날카로운 맹수의
이빨에
갈갈이 찢긴
상처로 위로 받아야 한다
도륙당한
서로의 살점에 가한
양심을 떠넘긴 죄값
무신론자의 방임(放任)에
흔들리는 깃발
신은 정녕 죽었던가?
흠집난 상처가
크고
많을수록
깊을수록
상쇄되는죄와벌
피조물에 대한
꿈꾸는 반란
이유없는 가학
사함받기 위한
동정어린
발칙한 나의 기도
너덜너덜 헤진
꿰맬수없는 상심의 조각
샤워시킨 마음을 세탁
모진 담금질로
사악한 나를 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