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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하루

변절자의 고독

한차례의 빗소리와 바람이

가을을 모두 쓸어안고 갔다

앙칼진 외마디 비명을

상처로 남을 가슴에 새기며

횡하니 돌연 떠나버렸다

미처 추스려

준비하지 못한 육신은

헐벗은 허수아비의 누더기진

슬픈 자화상을 닮았으리라

얼빠져버린 뇌하수체에선

기능 상실된 고장난 고물처럼

정립되지 못한 엉클어진 머리속엔

변종으로 잉태한 또하나의

계절을 맞고 있다

왔는가 계절이여!

제풀에 부르는

억새의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물려버린 싫증은 배웅의 손짓으로

억지스레 떠나보내려 하네

철저한 변절자의 복수를 품고

한서린 독기를 날리며

징검다리 허공을 가르며

하수상한 세상속 겨울 문전은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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